일본에서 제일 무서운 건 아픈듯이 화장한 여자도 아니고 야쿠자 많다는 가부키쵸도 아니고 교통비였다. 집에서 인천 가는데 9000원밖에 들지 않았지만 나리타에서 신주쿠 가는데는 3000엔이 들었다. 다음부턴 하네다로 가야지..
애초에 자전거를 갖고 비행기를 타려고 했지만, 출발하는 날 새벽에 한국전이 있었고, 그 놈의 16강 때문에 A 매치도 잘 안 보는 축구를 밤새 보다보니 이미 자전거까지 갖고 인천까지 갈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물론 돈암동에서 리무진 버스를 탈 때부터 인천공항에 돌아올 때까지 자전거를 놓고 온 것을 후회를 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천엔짜리 지하철 프리패스를 끊을만큼 안돌아다닌다고 했는데, 어째 나는 일본에서 매일 차비가 천엔 넘게 들었을까. 도쿄를 벗어난 건 하루 뿐이었는데...
둘째 날, 즐거운 마음에 일찍 일어나 9시에 밥을 먹고 지하철을 탔는데도 사람이 저따위로 많았다. 한국에선 7, 8시만 넘기면 한산하니까 일본도 당연히 그렇겠지 해서 갔던 것인데 러시아워의 지옥철을 경험했다. 그 다음 날부터는 오전은 버렸다. 왼쪽에 있는 언니 좀 이뻤다능...
도착하자마자 신주쿠에서 가부키쵸를 가로질러 숙소가 있는 오오쿠보로 갔는데, 노란 장발의 삐끼 형들보다 자전거가 더 많았다. 정말로 세어보면 중국만큼 자전거가 많지 않을까. 자동차처럼 별 부담없이 주차해놓은 것들을 손쉽게 볼 수 있어서 4관절락을 당연하게 사야하는 한국과의 차이가 너무 부러웠다.
비앙키 프레임에 산마르코 안장 달아놓고 대로변에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크루져 타입? 정확한 어의를 몰라 섣불리 쓰는 것 같지만 비치 크루저와 비슷한 형태가 참 많았다. 바퀴의 두께에서 볼 수 있듯이 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타입인데, 도쿄는 서울과 비교하면 평지뿐(!)이라서 언덕이나 속도 걱정이 없어서 별로 부담을 느끼진 않을 거 같다.
음식점에서 호객행위할 때 옆에 세워둔 미니벨로였는데, 이런 게 아니면 미니벨로를 보기가 어려웠다. 이동수단으로서의 자전거가 이미 보편화되어 있어선지 여자들도 바퀴가 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었고, 심지어는 치마까지 입고 타는 고마운 풍경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스트라이다나 버디의 가격대가 일본의 중고가 자전거 브랜드와 크게 차이나지 않은데다가 자전거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서 미니벨로의 상대적인 장점이 한국만큼 많지 않다. 나라도 여기선 픽시 타겠다...
자전거 만화에서는 '아줌마 자전거'라고 번역을 해놓은 스타일인데, 아이까지 데리고 탈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해야할까.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몇 블럭 지나지 않아서 정말로 아이를 태우고 가는 엄마를 볼 수 있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언덕을 오를 일이 없고, 도로가 잘 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서 필요한 걸 다 갖춘 구성이다. 가장 일본스러웠다.
정말 지겹도록 볼 수 있었다. 그 많은 일본 자전거 중에서 2/3는 이런 스타일.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미니벨로는 '접을 수 있는' 방식이었다. 접지 않는다면 차체의 폭이 일반 자전거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폴딩 구조가 일본에서의 미니벨로 세일링 포인트가 아닐까 하는 억측도 가능했다. 신기하게 스트라이다나 브롬톤처럼 한국에서 인기 있는 폴딩 미니벨로는 (내가) 못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싱글기어의 컬러웨이. 따...딱히 이번에 낸 사다리꼴 티셔츠의 색상과 비슷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오차노미즈와 아키바가 있는 지역에는 스포츠 관련 샵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 있었는데, 거기서 무라사키 스포츠를 발견했다. 쇼프 있을 적 다테모토 선수를 취재하면서 처음 알게 된 곳인데, 일본엔 꽤 매장이 많았다. 한국에는 매장이 평택 뿐이라서 그냥 조그마한 곳이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렇게 큰 기업일줄 몰랐지.
특정 하위문화의 수입 경로가 서양에서 일본을 통해 한국을 오기 때문에 일본에선 당연히 픽시 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라는 근거 없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시부야나 신주쿠에서 돌아다니는 싱글기어 중에선 정말로 열심히 페달링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통들어 보았을 때, fixed gear보다는 single gear가 많았다. 크로몰리 프레임의 간결한 아름다움은 인정하지만 굳이 에디슨이 타던 고정 기어를 2010년에까지 타야 하나 하는 의문점이 있었는데, 여기선 그냥 쿨하게 비앙키나 치넬리 프레임으로 싱글기어 만들어서 타고 다닌다. 어느 것이 옳으냐 틀리냐 보단 선택의 문제인듯 싶다.
일본 가면 다들 찍길래 나도 찍었다. 막 왔을 땐 왜 하위차선 색깔이 다른가 했는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자전거를 배려해서 만들어둔 게 아닌가 싶다. 횡단보도에서도 자전거가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한국에선 자전거 탄 채로 횡단보도 건너면 위법이다. (물론 다들 지키진 않지만, 가끔 단속기간이 있어서 경찰 보면 내가 좀 민망해...)
아키바에서 자전거가 아닌데도 흥미로운 탈 것을 발견. 외제차는 이미 오모테산도 뒤쪽과 아오야마의 주택단지에서 지겹게 봤던 터라 그리 신기하진 않았는데, 돈 많은데 객기까지 있는 오타쿠를 만날 수 있었다. 아키하바라역으로 가는 번잡한 곳이었지만, 무지하게도 천천히 지나가드라. 어쩌면 상당히 아키바스러운 광경.
그 많던 신주쿠의 지하철 역 어딘가를 걷다가 들어갔던 자전거 샵에서 몰튼을 보았다! 군침을 흘렸지만 가격은 거진 5만엔. 역시 쇼핑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해야 제맛이지...
저런 색상의 bmc 프레임은 처음 보길래... 사실 우리 나라에 bmc 자체가 드물기도 하고...
진짜 도쿄에 깔린 게 비앙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물론 가격이 싼 것도 아니었는데, 요상하게 많이 뵌다.
시모키타자와에서 볼 수 있었던 미니벨로. '내 마음 속의 자전거'에서 비슷한 모양을 본 게 기억나서 찍어보았는데, 크랭크도 작아서 초이노리 이상의 용도로는 쓰질 않을거 같다.
왠지 주인이 여자일 거 같은 싱글기어. 힙스터스러운 장면이 없진 않다.
시모키타자와 앤틱 샵에서 봤던 씽씽이.
이런 걸 앤틱이라고 판단 말이지...
이건 귀국길에 인천에서 찍은 사진. 스트라이다는 중년 어르신들에 대해 인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꼭 와서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자전거를 만져 본다. 물론 내 자전거는 아니고, 주인인
홍식이 형은 여자들에게도 태워봐야 한다면 스트라이다의 안장을 올리지 않는 무서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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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웅 수많은 자전거들이네요!!
숙소 나와서부터 자전거가 많이 있으니 자연스레 찍게 되더라구요. 인프라가 부러웠어요.
왠지 여자가 주인일거 같은 싱글기어를 보니 내 자전거는 참 주인이 남자같이 생겼네
횽은 횽이니까...
너님 왜 내 이름을 파나효 으엌ㅋㅋㅋㅋ 링크라도 제대로 걸어주등가 ㅠㅠ
링크 다시 제대로 걸었어요!
근데 형이 그렇게 말한 거 맞잖아요;;;
TSR이 5만엔이면... 당장 도쿄로 가야 하겠네요.
얼핏 보면...
레버는 울테그라 정도 되는 것 같고 브룩스 안장에 컨티넨탈 타이어 달린 것 같은데...
유즈드여도 좋습니다. 5만엔이라면...
...
50만엔이면 똥망.
죄송합니다.
50만엔이었습니다.
근데 요새 듣는 이야기론 몰튼 한국총판이 영업을 워낙 잘한다고 해서 차라리 일본에서 속 편하게 (비싼 값주고)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미스동에 올라왔던 중고제품 배송건 이군요. 분명 비상식적인 업체의 대응입니다.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중고차 값인 자전거를 파는데 그러는 건 정말 미친 것 같아요.
전 그냥 중고 사려구요. 돈도 없고... 예전에 17인치로 나왔던 모델이 있던데
그걸 노리고 있습니다.
스트라이다를 타고 다녀서 다음 미니벨로는 가능한한 20인치 선에서 해결해보려고 해서 몰튼도 일부러 18인치 이하 모델은 제외해두고 있어요. 하지만 이미 스트라이다 개조 5개년 계획이 세워져 있는터라 실제로 새 자전거를 살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몰튼을 살 수 있으시다니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