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 같지 않은 아흔두 번째 내 이야기
내 이야기/남의 일 같지 않은 2009/04/19 04:17 |
월드컵이 막 끝날 즈음에는 스팸이나 피싱이 집 전화로 왔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졸업식이 끝나면 컴퓨터 학원 다녀볼 생각이 없느냐는 전화가 시나브로 늘어났었다. 아마도 누군가 우리 학교 졸업앨범을 가져간 것이리라. 하기사 한큐에 몇백명의 개인정보를 알 수 있으니 그때 그 여자아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한 사내색기 말고도 앨범 뒷면을 뒤져보는 사람들이 있었겠지.
여하튼 나한테 컴퓨터 가르쳐주겠다는 그 누나는 아주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도 이게 좋고. 하도 이야기가 길어져서 전화기 앞에 누워서 받을 정도였다. (거절을 모험이라 여기던 더벅머리 시절이라 차마 끊진 못한다.) 동네 누나같은 친근함을 컨셉으로 잡았는지 30분 넘게 이런저런 이야기로 구워삶은 다음에 우리 학원으로 상담받으러 와보세요. 괜찮아요. 라고 말하던, 얼굴 기억 안나는 그 여자가 아마도 나를 처음으로 'ㅇㅇ씨'로 불러준 사람일거다. 물론 5년 전이라 정확할린 없고...
수능을 반타작하고 재수를 하느냐, 천진으로 가서 대륙의 침술을 배우느냐를 강요받던 시기라서 웹디자인 배워보세염 이라고 상냥하게 권유를 하든 말든 귓등에 튕겨 쓰레기통으로 들어갈만한 이야기였는데도 "ㅇㅇ씨도.. " 로 시작되는 스크립트를 뭘 그렇게 집중해서 들었는지 참 지금 생각해봐도 웃기다. 갓 스물을 넘긴 꼬맹이에게 민증 말고도 너도 이제 어른이잖니 라는 표식을 받은 느낌정도?
아직도 목례를 주고받는 사람들보다는 가볍게 손을 들고 인사를 하는 친구들이 많은 환경인지라 '~씨'라는 호칭은 좀 생경하지만 좀 있어보인다. 나는 당신을 배려 좀 해요. 라는 기세로 가볍게 호칭을 붙이고 상대방을 배려한다기 보다는 내가 어른스러워 보일 거란 자만감에 부풀어 오른다. 그런 게 뻥-하고 터지기 전까진 간혹 나이 어린 여자아이들을 처음 만나게 되면 예의 있고 배려하는 척하며 쓰기도 했고...
근데 간사하게도 '~씨'로 정해진 사이는 상당히 서먹해서 그 걸 못 참고 불안해진다. 방어태세가 되어 옷 매무새를 좀 더 여미게 되고 자연스레 속이 빈 웃음(소위 영업용 스마일)이 나온다. 서로 뒤를 돌아보게 되면 다시는 안 볼 것처럼 행동해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것 같고, 뒤통수 맞을지도 모르니 혹시하는 마음에 준비도 해두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이제는 다시 형, 누나를 찾고, 오빠와 형으로 불리길 바라게 된다. 어른이 되었단 우쭐함도 잠시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
여하튼 나한테 컴퓨터 가르쳐주겠다는 그 누나는 아주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도 이게 좋고. 하도 이야기가 길어져서 전화기 앞에 누워서 받을 정도였다. (거절을 모험이라 여기던 더벅머리 시절이라 차마 끊진 못한다.) 동네 누나같은 친근함을 컨셉으로 잡았는지 30분 넘게 이런저런 이야기로 구워삶은 다음에 우리 학원으로 상담받으러 와보세요. 괜찮아요. 라고 말하던, 얼굴 기억 안나는 그 여자가 아마도 나를 처음으로 'ㅇㅇ씨'로 불러준 사람일거다. 물론 5년 전이라 정확할린 없고...
수능을 반타작하고 재수를 하느냐, 천진으로 가서 대륙의 침술을 배우느냐를 강요받던 시기라서 웹디자인 배워보세염 이라고 상냥하게 권유를 하든 말든 귓등에 튕겨 쓰레기통으로 들어갈만한 이야기였는데도 "ㅇㅇ씨도.. " 로 시작되는 스크립트를 뭘 그렇게 집중해서 들었는지 참 지금 생각해봐도 웃기다. 갓 스물을 넘긴 꼬맹이에게 민증 말고도 너도 이제 어른이잖니 라는 표식을 받은 느낌정도?
아직도 목례를 주고받는 사람들보다는 가볍게 손을 들고 인사를 하는 친구들이 많은 환경인지라 '~씨'라는 호칭은 좀 생경하지만 좀 있어보인다. 나는 당신을 배려 좀 해요. 라는 기세로 가볍게 호칭을 붙이고 상대방을 배려한다기 보다는 내가 어른스러워 보일 거란 자만감에 부풀어 오른다. 그런 게 뻥-하고 터지기 전까진 간혹 나이 어린 여자아이들을 처음 만나게 되면 예의 있고 배려하는 척하며 쓰기도 했고...
근데 간사하게도 '~씨'로 정해진 사이는 상당히 서먹해서 그 걸 못 참고 불안해진다. 방어태세가 되어 옷 매무새를 좀 더 여미게 되고 자연스레 속이 빈 웃음(소위 영업용 스마일)이 나온다. 서로 뒤를 돌아보게 되면 다시는 안 볼 것처럼 행동해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것 같고, 뒤통수 맞을지도 모르니 혹시하는 마음에 준비도 해두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이제는 다시 형, 누나를 찾고, 오빠와 형으로 불리길 바라게 된다. 어른이 되었단 우쭐함도 잠시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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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성해요 또..여담이지만..live stock샵 찾았는데..안에 촬영 해도 되냐고 하니깐..안되더라구요.
근데 벤쿠버 다운타운에 gastown이라고 그쪽에 스트릿샵들 엄청 모여있더라구요.
오늘 다 디깅했어요 :)
이야, 상당한걸.
다행히도 네가 사는 곳 근처에 있었나 보구나.
사진 잘 봤어~
오홍
편하게 편하게 사는 거지~
타케 이테아시 정도? ㅎㅎㅎ
그쵸잉
보이프롬수유씨~ 하면 좋긴하지만
역시 '~오빠'가 짱?
'~오빠'의 부산 버젼인 '오빠야'를 듣고 나면 애간장이 녹습니다.
저도 중학교 졸업당시, 그런 전화를 받은적이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나는군요
리니지를 열렙 하고 있던중에 컴퓨터 학원 홍보전화를 받으면서 누워버리고 그걸 투정대면서 말을 터서 연락을 주고받았었던 적이 있었어요.
급기야는 제 졸업식까지 와주셔가지고 이후로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네요 하하하
생각해보니 그때 그 누나는 저에게 '회준씨' 말고, '회준학생' 이라고 했었다는.....
그건 순전히 회준님이 잘생기셨으니까 그런 걸겁니다.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으시다면 이거 애틋한 러브스토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친구가 그런전화 올땐 다음주에 군대간다고 하면 짧게 끝난다고 하더군요.
대림역 환승통로에는 유난히 '학생이에요?'라고 잡는 사람이 많았어요. 예전이라면 구구절절히 이야기 다 들어줬을테지만 지금은 학생 아니라고 손사래 치고 제 갈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