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 같지 않은 아흔세 번째 내 이야기
내 이야기/남의 일 같지 않은 2009/04/22 07:47 |그 맛이라는 게 연필 끝에서 전해지는 촉감인지, 공책 위에서 나는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지만 필기감은 무척 중요시한다. HB심은 너무 가볍고 B심은 그나마 낫다. 하지만 샤프보다는 연필이 더 느낌이 좋다. 국민학교 3학년쯤에는 제도2000을 쓰면 몇 살 더 먹은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똑똑 부러지는 샤프보다는 연필이 더 좋다. 아날로그라고 덧씌울 수 있는 물건을 쓰면 멋있어 보일 것 같은 20대의 얄팍한 '있어 보임'때문일까. 연필깎이까지 사서 쓰고 있다.
필기감을 만족시키는 또 하나는 수성 펜. 군대에 있을 적 거의 모든 수기작업을 플러스 펜으로 해서 종이 위에서 미끄러지는 분위기에 굵은 선이 나오는 필기구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전역 후에는 당연히 보급받은 플러스 펜을 쓸 수 없어서 수성 펜으로 전향했다. 수성 펜 한 자루를 사는 것이 플러스 펜 다섯 자루를 사는 것보다 여러모로 경제적이라 잉크가 다할 때까지 쓰고 있다. 지울 수 없는 펜 중에서는 가장 맘에 든다. 만년필을 사려고 여러 브랜드를 알아보던 떄에는 몽블랑 같은 비싼 곳에서도 수성 펜이 나오는 것을 보고 천원짜리를 기십만원을 받아먹고 팔다니! 라고 비아냥거렸는데, 지금와서는 몽블랑 만년필보다는 몽블랑 수성 펜을 더 쓰고 싶은 심정이다.
워드프로세싱에 모든 글을 맡겨버린 지금은 잠깐의 피로감이 부담스러워 손으로 일기조차 쓰지 않지만 그래도 통로를 막아두고 싶진 않다. 그러니 가능한 내가 원하는 감촉으로 열어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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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 사파리 추천 난 곧 구입예정
응. 사파리가 가격대가 낮고 크게 구린 만년필은 아니라서 많이들 추천하드라. 흰색이 있어서 나도 살까 했었는데 약간 검색해보니까 원어데이같은 곳에서 떨이로 푼 적이 있어서 지마켓 가격으로 사기가 괜히 싫어졌었어;
다시 만년필 사겠다고 해도 아마 형이 말해준 모델로 갈 듯;
좀더 모노로그 적이 되려고 연필 깍이 보단
칼로 연필을 깎는게 더 올드 아님?!ㅎ
귀찮아서 말이지... -_-
미술 시간에 4B연필을 깎는 기분으로 일반 연필을 깎아두면 원하는 필기감이 나오지 않더구만. 0.3미리 하이테크씨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필을 필요로 하는 편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