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힙합엘이(hiphople)라고 힙합 관련 한국어 사이트가 하나 더 생겼다. 이곳의 주요 콘텐츠는 뮤직 비디오에 자막을 입힌 것인데, 가사 찾아보기 귀찮은 사람들에게는 무척 친절한 서비스라서 자주 보고 있었다.
스윽 훑어보니 가사 게시판에 번역본이 올라오면 그걸 토대로 자막 작업을 하는 것 같아 나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로 하나 올리면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어서 이곳저곳 참고하면서 한 번 해봤다. 8년 만에 통번역 수업을 들어봤더니 잉여력이 샘솟았다.
학교에서 수업 들을 때는 격식있는 영어로 작문하는 게 안되서 애를 먹었는데, 격식없는 영어라고 쉬운 게 아니었다. 어른들 쓰는 영어도 못하고 애들 쓰는 영어도 못하니 이거 어디 오도가도 못한 신세다. 공부나 더 해야지.
몇 시간 고생해서 만들어놓고 게시물 올려보려고 하니 가사 게시판에 글 쓰기 권한이 없는 거 같았다. 그제서야 홈페이지 스탭들만 이런 걸 한다는 걸 깨달았다. 공들인 시간이 아까워서 이 곳에 올라오지 않은 영상을 찾아다가 번역한 가사와 같이 올렸다.
http://hiphople.com/?mid=media&search_keyword=wale&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179360
설마 진짜 혹여나 그런 일이 있겠나 싶었지만, 선의로 가사 번역해서 블로그에 올리던 친구들이 텍스트를 몽땅 도둑질당한 적 있다는 사연을 들은 바 있어서
문장의 등가 관계를 최대한 꼬았다. 종강하고 나니까 교과서 용어들은 전혀 생각이 안나는 게 함정인데, 간단히 말하면 존나 의역했다.
원래 아마추어가 이런 거 하면 십중팔구 왈도 꼴 나는데, 기술적으로 들어가면 할 말이 없다. 잉글리시 이즈 파워인데 요새 운동을 안했드니 힘이 없다.
팝송 듣는다고 영어 공부하는 거 아니라던데 팝송 번역한다고 영어 공부되는 것도 아니더라. 문장 순서나 서사 구조를 이해하는 건 애초에 포기했고 펀치라인 이어진 거 찾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shawty가 Pinkberry(브랜드명) yogurt같은데 자기는 lactose가 아니래. lactose가 stupid인지 어찌 알겠냐고. 넌 아냐? 캠브릿지에 물어봐도 락토즈는 우유 먹고 설사하는 그거라든데. 스튜삣-
알아두면 좋은 것들이지만, 문제는 이게 숙어인지 속어인지 전혀 모르겠단 거였다. 가사 쳐다보고 있으면 I ain't가 맞는 거 같고 멋있어 보이는 콩깍지가 씌이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이런 거 쓰면 큰일 난다.
여하튼 잉여력 발산 후 나름의 교훈을 조작한 후 걍 올려놓고 잊고 있었다.
근데 어제 저녁에 힙합엘이 트위터에 slight work의 자막뮤비가 올라왔다. 똑같은 가사를 딴 사람(YJH라는 이름이었는데)은 어찌 바꿨나 궁금할 수 밖에 없어서 맥주 사던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앉아서 감상해봤다.
근데 어째 문체가 좀 낯익다?
혹시 몰라서 핸드폰 2개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내가 올렸던 게시물하고 영상 속 자막을 비교해봤다.
바뀐 게 없ㅋ엉ㅋ
또, 혹시 몰라서 그 사이트에 로그인해봤다. 쪽지 온 것 또한 하나도 없ㅋ엉ㅋ
매번 번역자와 자막 작업한 사람 이름을 초반부에 넣는데 이 영상만 아무런 표기가 없어서 설마설마했는데 고대로 드래그해다가 컨트롤 씨, 컨트롤 브이해버리셨네. 아놔 이 잡것들을 으째야쓰까잉...
한 다리 건너면 이 사이트 스탭하고 연결되는 거 같길래 일단 그 분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해두고 귀가하는대로 화낼 준비를 하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이 분이 날 생각해준 나머지 미리 그쪽에 연락을 해주었고 힙합엘이에 항의 글을 올리기 전에 그쪽에서 먼저 대답이 왔다. 그게 또 가관이네.
@ChoiKangho 방금 얘기 들었는데 Wale 'Slight Work' 해석된 가사 말씀하시는 거 맞으시죠? 죄송합니다. 착오가 있었어요. 원래는 검사를 하고 올리는데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방금 삭제했고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http://twtkr.olleh.com/view.php?long_id=Lw7ab
사과 글인데 묘하게도 사과받는 기분이 아니야... 착오가 있으니까 남의 텍스트를 베껴다 쓴 거고, 나는 그 착오가 왜 있었는지가 궁금했는데 그런 것도 말 안해주고 게시물 삭제하고 끝나버렸다. 신속한 업무 처리에 감사드리오나 사과를 하는 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이 커지는 걸 원하지 않았을테니까 얼른 지우고 끝낸 거 같은데 이러면 대체로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나. 대보름인데 남 부럽지 않게 부럼 까고 싶어진다. 게시물은 지웠다는데 나는 영상을 링크했네?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인터넷에서 저작권 이야기하는 게 제일 부질없는 짓인데 개인도 아니고 단체가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슥 써버렸다가 항의 들어오니까 슥 지우는 꼴은 좀 사납다. 서로 좋아서 하는 일에 이렇게 얼굴 붉혀야 하나, 나만 울긋불긋인가?
근데 불쾌한 건 둘째치고 전반적으로다가 얼척없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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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훈민정음 머그 예쁘네요.
그나저나 삼천포지나 사천이라니.. 당신 나이가 몇이요!! ㅋㅋ
좋네요 개그도 로컬스러워
머그도 이쁘지만 다음 지름은 골드 카드로 하겠어요.
데이텀블러만 샀는데 나이트도 이쁘네
입은 한개고 손은 두갠데 왜 저런 지역한정 텀블러는 볼때마다 사게되는걸까요?
인천은 진짜 인천을 표현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