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까지 신경 써야 하면 내가 좀 슬퍼지잖냐
내 이야기 2010/04/13 10:04 |같이 집에 가던 애가 말했다. "어차피 매일 보는 길이잖아." 어라, 그렇지. 생각해보니 5년째 같은 길을 오고가던 중이었다. 잠시 까먹었네. 묘하게 동의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애의 말을 시작으로 하교길은 점차 짧아졌다. 주말의 명화에서 축지법을 봤지만, 쓸 줄 몰랐던 우리는 대신에 부지런히 걸었다. 셋이 똑같은 걸 하고 있으니 재밌는 일 같기도 했다. 어차피 매일 보는 길이잖아.
그 후로 등교길을 3번 정도 바꿔가면서 점차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없는 곳이 학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걷는 속도는 5학년때 이후로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는 여자와 같이 가도 빨리 걷는다. 여자는 숨이 차다며 내 옷자락을 잡았다. 이해하지 못했다. 군대에 가서야 옆사람과 발 맞춰 가면 천천히 걸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여자와 걷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차츰 익숙해졌다.
얼마 전, 5학년을 같이 걸었던 친구와 동네를 조금 걸었다. 지하철 역으로 2 정거장 정도. 수유역에 도착할 즈음에서야 친구는 따라가기 힘들다며 투덜거렸다. 마침 친구가 그의 여자친구와 걷는 속도를 맞추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던 타이밍이었다. 내심 실망해서 네가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뭐라 변명을 한 것 같았지만 들리진 않았다. 사내놈에게까지 걸음을 맞춰줘야겠냐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그 후로 등교길을 3번 정도 바꿔가면서 점차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없는 곳이 학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걷는 속도는 5학년때 이후로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는 여자와 같이 가도 빨리 걷는다. 여자는 숨이 차다며 내 옷자락을 잡았다. 이해하지 못했다. 군대에 가서야 옆사람과 발 맞춰 가면 천천히 걸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여자와 걷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차츰 익숙해졌다.
얼마 전, 5학년을 같이 걸었던 친구와 동네를 조금 걸었다. 지하철 역으로 2 정거장 정도. 수유역에 도착할 즈음에서야 친구는 따라가기 힘들다며 투덜거렸다. 마침 친구가 그의 여자친구와 걷는 속도를 맞추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던 타이밍이었다. 내심 실망해서 네가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뭐라 변명을 한 것 같았지만 들리진 않았다. 사내놈에게까지 걸음을 맞춰줘야겠냐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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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 넌 분명 축지법을 써왔던 것 같다..
말 안하면 죽어도 모른다. 가끔 만두는 힘들다곤 하드라.
마지막 문장에서 '피식'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애도를 표해줘야 하나 ㅠㅠ
느릿느릿 걷는 것 같은데, 걸음이 묘하게 빠른 거 인정 ㅠㅠ
굳이 남자들에게 친절해진다고 뭐 달라지는 거 없어...
이거이거.. 아무래도 우월한 다리 길이에서 오는 사소한 걱정이라고 보여지는 말투인데요...
제가 신체 비율이 시망똥망엉망입니다. 저도 다리 좀 길어서 바지 밑단 좀 안 잘랐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내려 입으니 아무 상관 없네효?
이거 완전 공감글이로군요!
저는 기럭지가 짧은 대신 걸음이 정말 빠르거든요, 동행이었던 여자분들한테 욕 얻어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델릭 브로는 살인미소에 미소년이니까 괜찮습니다. 시원하게 웃어주세요!
나도 다리 기럭지에 비하면 걸음이 빠른 편이지만
...기럭지의 차이는 도저히 극복 못 하겠더라 OTL
흥, 키 큰 것들 따위!!!!
키를 생각하면 누나는 엄청 빨리 걷는 거에요.
덕분에 그때는 오랜만에 긴장탄 상태로 걸었지 ㅋㅋㅋ
바지를 많이 내려입을 당시, 보폭이 좁아지는 관계로 걸음의 속도를 늘려 빨리걸어야 보통 속도가 나왔는데, 그 때보다 짧아진 밑위와 올라간 바지에 그때의 걸음걸이가 남아 어느덧 축지법 비슷한 외공이 생긴듯 하더라구요. 하하하. 지금 생각하지만, 걸음걸이를 타인에게 맞출줄 안다는 건 정말 섬세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게요.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르고 저도 사내놈들에게는 계속 모른 채로 있고 싶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전 빨리 걷는다고 걸어도 안되요.
맨날 쳐저서 살짝 뛰어줘야 해요.
전체적으로 짧아서 그런가봐요...ㅜㅜ
먼저 가는 사람 뒤통수를 한 번 후려쳐주시면
그 다음부터는 신경을 쓰지 않을까요. 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