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밀물도 썰물도 없이 고여있으니 더 나빠지진 않았다. 그런 지금이 계속 이어졌고, 이게 당연했다. 진흙탕 밑에는 늪이 있을 거란 가능성은 되려 열어두었으니 그나마 지금 볼 수 있는 하늘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리곤 어 좀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지극히 익숙했다. 그간 아주 당연하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시나브로 흐트러지면서 눈을 의심했고, 마음을 의심했다. 보잘 것 없는 기억을 감추는 것이 이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버리자, 당연함이 누그러졌다. 그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를 모두 버렸고 마음은 좀 더 편해졌다. 잊고 살던 말들을 머뭇거리며 꺼내기 시작했다. 여지껏 당연히 신기루라 생각했던 게 진짜였다면, 손이 닿아도 더 이상 스러지지 않는다면 나는 그 손을 잡고 싶다.
Posted by CIDD

Trackback Address :: http://solidground.kr/trackback/53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TBFS

구안와사_초기_증상.jpg

제목을 쓰는 건 역시나 귀찮다. 훈련소에서 편지 쓸 때 XX에게... 라고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처럼 으레 해야 하는데 이건 뭐 해놓고도 시원찮지. 제목 잡고 쓰자니 키보드 두드릴 꺼리가 떨어지고, 제목 없이 써놓고 보면 이거 뭐 흰 건 배경이고 검은 건 글씨가 맞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니 진퇴양난이다.

걸리적거리는 게 있으면 그 걸 치워놓고 다음 판으로 넘어가보자고 생각해서 제목을 하나로 만들어버렸다. 그렇다고 남들이 보기 힘들게 똑같은 것만 늘어놓거나, 무성의한 특수문자로 스브적 넘어가긴 싫어서 변명꺼리로 쓰려고 시리즈를 만들었다. 숫자가 늘어나면 천원 주고 산 형광색 돼지 저금통에 얇은 동전이 쌓이듯 보이지 않는 성취감도 채워질 것 같기도 했고, 물론 그보다 먼저 싸이월드 다이어리보다는 뭔가 있어보일 거라고 자신했다. 흐흐

밖에서 이야기하나 키보드로 타이핑하나 큰 차이가 없어서  TBFS에서의 '이야기'는 글보다는 말에 가깝다. 사람들에게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해서 밖에선 숨차고 입 말라서 못할 이야길 여기서 이어 나간다면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끔씩 하도 심심해서 그동안 써놨던 글을 되돌아 보면서 딱히 나쁘지 않다고 자평했다. 물론 2년 전에 쓴 글은 같은 아이디로 공개하기 부끄러울 정도지만 그 차이를 가늠할 수 있게 된 것이 크다. 글도, 말도, 섹스도 하면 할수록 는다. 역시 요새 아쉬울 게 없드라.
세상이 흉흉하고 다른 사람도 세상이 흉흉한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상대방 얼굴을 보고 시작하지 않은 인간관계를 그리 신뢰하진 않았지만, 그런 선입견을 시나브로 무너뜨릴 만큼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앞으로도 더 만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결국 어떻게 만나느냐 보다 누굴 만나느냐가 중요한 거였으니까.

두자리 숫자까지는 어떻게 띄어쓰기 검색해봐서 써왔지만 세자리 숫자는 좀 힘들 것 같아서 남의 일 같지 않은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야겠다. 전투복을 입었던 기간보다 이 시리즈를 끌어온 기간이 손톱만큼 더 길다. 그만큼 더 자랐을 거다. 그래도 183cm인 사람들 옆에선 한없이 작아지니 저만치 미뤄뒀던 맞춤법을 끝내고 받아쓰기 100점을 맞으면 다음 단원인 띄어쓰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쉼표와 마침표의 사용 단원까지 마치면 어디가서 까막눈 소리는 듣지 않을 자신이 생길 것 같다.

블로그는 한번에 오롯이 바뀌진 않겠지만 자잘한 것부터 바꿔갈 예정이다. 늘 그랬지만 다음부터는 더 재밌는 걸 들려줄게.


사족삼아...


Posted by CIDD
TAG

Trackback Address :: http://solidground.kr/trackback/17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eoulite.tistory.com BlogIcon 김만두 2009/06/23 11: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형아 사진 좀 무섭..
    그나저나 어제 물어봤던 프로젝트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만두상조 1588-6969로 문의해주세요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26 02:59 Address Modify/Delete

      난 길바닥 간지가 더 좋아서 craftmanship까진 필요치 않을듯 하네. 번거롭게 해서 미안타 ㅎㅎㅎㅎㅎ

      하지만 거긴 아니다 ㅎㅎㅎ

  2. Favicon of http://rits.tistory.com BlogIcon RITS 2009/06/23 13: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진 보자마자 익숙한 장소와 선글라스
    난 순간 놀라서 형이 선글라스 지른줄 알았음.ㅋ
    그나저나 이제는 제목에 어찌 바뀔것인가 궁금.
    그리고 아쉽.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26 02:59 Address Modify/Delete

      요새 선글라스 리뷰가 좀 있었는데

      그래도
      레이밴 살거 같아...

  3. Favicon of http://chocosue.egloos.com BlogIcon 수려 2009/06/23 18: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읭 살빠지신거같아요!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26 03:00 Address Modify/Delete

      삼양동에 정말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는데
      요새 버스타고 그냥 지나치느라
      자주 못갔거든요. ㅠㅠ

  4. Favicon of http://blog.naver.com/streetmanx BlogIcon :DSK 2009/06/24 00: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아.. 근데 블로그에 형 사진이 아주 오랜만에 올라오는듯한..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
충남대 기고문 쓴 김용민입니다.

두 번째 링크는 2차 출처로 듀나의 영화낙서판인데, 리플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글을 읽은 20대의 반응은 한결같다. 너네가 해준 게 뭐 있다고 희망을 접냐. 10대가 과연 우리보다 잘 될 수 있을 것 같냐,로 시작해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대답이 대부분. 이 말도 틀린 것은 아닌 게 30대까지는 적어도 90년대 YS 정권에서 데모를 통해 정권에 항의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20대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이 10대 후반과 20대 초중반에 걸쳐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과격한 의사 표시를 할 필요가 적은 게 사실이다. 나 같은 사람처럼 슨상님이니까 일단 믿어보자는 무지함도 크고...

어느 시대든 장애물은 있었고, 지금까지의 20대들에게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 패시브 스킬로 장착되어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8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현재의 20대의 조로는 이상하리만큼 신기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이해찬 1세대, 2세대나 사춘기에 IMF를 겪은 것, 최근의 88만원 세대 등 '00년대의 20대만 존나 고생한 점이 면책사유가 될 수도 있고.

하지만 김용민이 말한 '부채의식' 혹은 죄책감 자체가 전혀 없는 우리 세대는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해야 될까.

자기를 되돌아 보지 않는 미래투자는 내가 봐도 위험하다. 30대가 핑계를 만들던, 10대가 촛불 소년소녀 세대로 거듭나건 상관없어. 다만 나는 20대가 지적 받는 개인주의로 나 자신을 더 걱정하게 된다. '난 안될 거야 아마' 등의 인터넷 '병맛' 문화로 시ㅋ망ㅋ하고 나서는 내가 늘 해오던 대로 시급 4천원만 준다고 투덜대던가 일본처럼 NEET가 되는 길 밖에 더 있을까? 차라리 현실도피로 이민을 가던지 유학을 가는 건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아, 난 돈이 없어서 여권도 안 만들었지.

대학 교육을 받건 받지 못했건, 돈이 많건 적건, 한국이라는 진흙탕에서 뒹구르면서 살아남으려면 역시나 20대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대체 뭐지? 이 나이엔 뭘 해야 20대와 빠이빠이했을 때에 후회하지 않을까.




Posted by CIDD

Trackback Address :: http://solidground.kr/trackback/176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rits.tistory.com BlogIcon RITS 2009/06/16 17:3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리들의 씹덕 대화를 언제 맛깔나는 글로 써주심 안되요?!낄낄

  2. Favicon of http://hiimyoungho.com BlogIcon young 2009/06/17 13:43 Address Modify/Delete Reply

    후회하지 않게 비싼신발 100켤레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17 15:29 Address Modify/Delete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 걸 계속 하는 것도 좋습니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면야.

티스토리에서는 회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 방문자수를 뻥튀기한다는 이야기가 암암리까지는 아니고 그냥 대놓고 나오고 있다. 이글루스도 근 3~4년을 했는데 여지껏 그런 소문을 듣지 못한 거면 아, 내가 친구가 없는 거구나. 여하튼, 인터넷을 통한 왕래가 조금씩 번져갈 즈음에 내 블로그에는 내가 밖에서 만났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와주었는데, 그 숫자는 나같은 소시민이 감당하기 힘겨운 숫자였다. 업데이트가 없는 곳인데도 하루에 기백명이 들어오는 걸 보고 기가 찼다. 티스토리는 유입자 통계 또한 부실한지라 어디서 누가 왔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터라, 한국 어디엔가 살고 있는데 이름이 어노니마우스인 사람들이 너무 들이닥쳐서 사실 좀 난감했다. 한편으론 30분마다 늘어나는 방문자 수를 볼 때마다 흐뭇해하면서 우쭐하긴 했지만, 조만간 로또 1등에 당첨될 예정인데 이거 너무 사생활을 노출시켜 놓으면 나중에 돈을 갖고 튈 때 무척 부담이 될 것 같다. 아참, 싸이 막아 둔다는 것도 깜빡했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 말고도 약간의 변화가 필요한 상태다.
Posted by CIDD

Trackback Address :: http://solidground.kr/trackback/173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think-of.tistory.com BlogIcon ▷나상 2009/06/03 09:4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뻥튀기가 소문은 아닌거 같더라, 티가 덜나게 하면 모르겠는데 너무 대놓고 올려주니까..

  2. Favicon of http://rits.tistory.com BlogIcon RITS 2009/06/03 13: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좀 그런듯 공감.

  3. Favicon of http://hiimyoungho.com BlogIcon young 2009/06/03 15: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로또1등님 굽신 데이트신청좀 받아주십사

  4. 5 2009/06/03 21: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로그인 접속도 중복해서 카운트해버리는거 아닐까요?
    잠깐 티스토리할때 그렇게 느꼈는데..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04 20:07 Address Modify/Delete

      한때 방문자수가 10배 가까이 뛰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좀 심하다 싶었어요. 여기 와주시는 분들 중에 티스토리 회원의 비중이 그렇게 큰 편도 아니고, 설사 반복 방문을 한다고 쳐도 카운팅이 500까지 가는 건 좀 놀랐습니다. 제가 싸이 투멤도 아니고...

  5. Favicon of http://chocosue.egloos.com BlogIcon 수려 2009/06/04 13:1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응하하하 태그보고 웃어버렸어요! 아니 근데 그런일도 하는군요.. 신기신기;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04 20:11 Address Modify/Delete

      네이버의 블로그 검색에선 등록일자가 최근이라도 네이버 블로그가 먼저 표시되서 노출에서 밀리니까 저런 장난이라도 치는 것 같아요.

      할라면 계속 해주지. 개꿈이었네요 헤헤헤

  6. Favicon of http://ppulset.tistory.com/ BlogIcon 락현 2009/06/05 04: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변화 = 여친구함 ?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05 18:59 Address Modify/Delete

      이거 알만한 분이 왜 이러십니까...

      미래의 신부는 필요하지만
      미래에 신부가 되고 싶진 않아요.

  7. Favicon of http://hanaj.tistory.com BlogIcon 하na 2009/06/05 09:21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하하하하 태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뻥튀기 하는법좀알려주세요 ㅋㅋ저도 방문자수늘리고싶어요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05 19:01 Address Modify/Delete

      회원이 어떻게 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통계가 높게 나온다고 들었어요.

      모르는 사이에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거죠.

A와 만나면 꼭 공부에 관련된 이야길 한다. B와는 음악이나 여타 (소비)문화에 관련된 이야기. A에게도, B에게도 나는 언젠가 어떠어떠한 걸 할 거다, 살 거다, 이룰 거다 말을 한다. 사는 게 힘든 건지 게으른 건지 모르겠지만 6개월, 혹은 1년 만에 만난 A와 B는 그때를 회상하며 내게 묻는다.

그때 말했던 건?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오빠들 보면서 가슴 벌렁벌렁이는 여중생도 아니고 나는 책임지지도 못할 희망을 언제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뿌려놓았는지 크지도 않은 몸뚱아리를 숨길 쥐구멍을 찾지도 못해서 애써 태연한 척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는 중에 생각해본다. 뭐하다가 소홀해졌을까. 몇 가지는 시간이 걸려도 하고, 사고, 이루긴 했다만 늘어놓은 말들을 주워담으려면 참 바쁘겠다. 뭐부터 해야 할까.
Posted by CIDD

Trackback Address :: http://solidground.kr/trackback/16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rits.tistory.com BlogIcon RITS 2009/06/01 14:17 Address Modify/Delete Reply

    흐릿한 태그가 먼저 눈에 들어옴.ㅠ
    무슨 상관이 있음?!ㅎ

  2. Favicon of http://supreme.or.kr BlogIcon MK  2009/06/01 16: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일단 조던은 사야해

  3. Favicon of http://think-of.tistory.com BlogIcon ▷나상 2009/06/02 13:0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역시 조용히 알듯말듯 진행해야해..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09/06/04 20:00 Address Modify/Delete

      남들 모르게 조용히 움직이는 능력을 기르자, 나상아?

      넌 왜 클로킹이 안되니...

  4. Favicon of http://moongsiri.tistory.com BlogIcon 딸기뿡이 2009/06/02 23: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경락 마사지를 받아도 온 몸의 피로는 다 풀릴 거임~ tv에서 하는 거 보니까 장난 아니던데 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