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 입고 계단 올라갈 때 가방으로 가릴 거면 아예 입지 마세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4/21 Stop the sag 캠페인; 다양성과 관용 (6)

뉴욕주 상원 의원, 에릭 아담스(Eric Adams)가 선거 자금 2000 달러를 써서 'Stop the sag'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바지를 내려 입지 말자'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듯 하다. 젊은 사람들이 큰 바지를 내려 입기 시작한 데에는 어디 하나 확답을 주는 곳이 없는데,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으로는 첫째론 교도소에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지급받아도 (자살 등의 사고를 우려하여) 벨트를 쓸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두 번째로는 손윗 형제에게 큰 옷을 물려 입고 다녀서 은연중에 내게는 나이 많은 형들이 있으니 건들지 말아라는 묵언의 거들먹거림이었다. 이 두 가지가 근 10 년 남짓 바지 내려 입고 다니면서 들은 이야기지만 그 어느 것도 정확하다고 확답하진 못하겠다. 
경찰 출신의 흑인 국회의원이 진행하는 캠페인이란 점을 따져 보면 엘리트 계층에 있는 성공한 흑인이 그렇지 못한 계층을 계몽하려는 목적이 크고, 유튜브에 올라온 홍보 동영상에 나오는 청년들의 과반수 이상이 흑인이니 미루어 짐작해볼 때 유권자층(아마도 바지를 내려 입는 청년들의 부모가 되지 않을까.)을 다분히 의식한 캠페인이다.

캠페인에 대한 반대하진 않는다. 아무리 다인종국가라고 하더라도 미국 사회에서 흑인은 하위 계층을 점하고 있는 것이 선입견이다 싶을 정도로 당연했고,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흑인에게는 어쩌면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은 '90년대가 아니라서 XXL 사이즈의 옷을 입는 것은 유행에 뒤쳐진 축에 속하는지라 홍보 영상에서 This is not fashion trend가 아니라고 했던 것을 오롯히 수긍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인 복식예절에 맞지 않다면 고치는 게 옳다. 바지를 내려 입는 것에 정도를 운운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우스워 보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저렇게 입고 다니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말했듯이 '90년대가 아니잖아.

다만, 뉴스를 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선은 다소 내려다 보는 입장이라 아쉽다. 캠페인에 찬성하면서 동영상에 나온 청년들을 힐난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여자, 나머지는 어른이다. 여자들은 저런 모습의 남자에게 전혀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고, 다른 한 쪽은 어렸을 때나 하지 언제 하냐며 다그친다. 
각각의 호오를 이해한다쳐도 너무 매도당하는 느낌이다. 소수문화, 하위문화 따위는 개나 줘버리란 듯 몰이해의 테두리내에 있다. 이해받지 못하는 문화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벌써 2010년인데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90년대에 머물러 있고, 덕분에 몇몇은 '90년대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그렇게 살지 뭐.

유튜브에 올라온 캠페인 홍보 영상


로이터 통신 취재 영상, Men urged to pull up their pants



* 관련 링크
???, 뉴욕에 "'똥싼 바지' 그만" 광고판, 연합뉴스, 2010. 4. 2.
한솔로, 섀기 팬츠(saggy pants), 세월이 약, Soulounge, 2010. 4. 9. 
Steffie312, 이해안되는 미국남자들 유행 옷차림. Saggy pants, My Life In New York, 2010. 4. 20.



 

 

Posted by C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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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rocketdive.net BlogIcon ROCKETDIVE 2010/04/21 16: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도 어디서 흘려들었는데..

    가격택에 박혀진 소비자 권장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제 사이즈를 구매하고
    그렇지 못한 가난한 계층들은 세일 기간이나 아울렛 매장에서 남은 사이즈를 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자기 몸에 맞지 않는 큰 사이즈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래서 흑형들이 큰 옷을 입게 되었다... 라고 말야.

    교도소에서 주는 옷들은 지누션 개솔린에서 나온 그런 주황색? 그런건 벨트 끼울 고리가 없지않나?
    그나저나 아르헨도는 잘 있는지 모르겠네. 한국 응원 안하고 아르헨 응원할지도. 메쒸메쒸 싸지르면서.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10/04/21 17:23 Address Modify/Delete

      일단, 미국 교소도를 안가봐서 모르지만-_- 그 주황색 coveralls 말고도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서 보면 상하의가 나눠진 피복류도 있는 것 같아요.

      아울렛 이야기도 결국은 흑인 계층의 가난이 문제였으니 손위 형제의 옷을 입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세 가지 이야기 모두 '못 살던 시절'의 인습 따위가 기저에 깔려 있어요.
      솔직히 원인에 대해선 크게 자신이 없어서 얼버무린 것도 가난, 범죄 등의 사회적인 상황과 '9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힙합 커뮤니티의 패션 스타일 등을 연결시킬 수가 없어요.

  2. 베르커드 2010/04/21 23:22 Address Modify/Delete Reply

    힙합패션의 문화인류학적인 연구구만.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10/04/22 13:24 Address Modify/Delete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의미 찾는 거 좋아하고 의미 갖다 붙이는 거 좋아하는 편이라서 개뿔 모르고 허세부리면 나중에 후달린단 말이지... 배우고 난 다음에 하는 뻘짓이 최고임.

  3. Favicon of http://05 BlogIcon y 2010/04/21 23: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Run DMC의 Felon sneakers에 대한 Dr deas의 시가 생각나서 옮겨 봅니다.


    PEACE BLACK BROTHER.
    THE RACE OF LIFE IS HARD AND LONG
    AND YOUR SNEAKERS HAVE TO BE TIGHT
    LIFE'S ROAD IS BUMPY AND HARD
    YOU'RE GONNA HAVE TO WIN THIS FIGHT

    THERE IS NO WAY IN THE WORLD THAT
    YOUR FELON SNEAKERS CAN FILL THE BILL
    BECAUSE THOSE SNEAKERS ARE USUALLY WORN
    BY BLACK BROTHERS WHO HAVE LOST THEIR WILL

    WHEN OUR UNFORTUNATE BLACK BROTHERS GO TO JAIL
    THE LAW MAN TIES UP THEIR FEET
    HE MAKES THEM WEAR FELON SNEAKERS
    WITH LACES THAT CANNOT MEET

    THOSE FELON SNEAKERS SLIP UP AND DOWN,
    WHEN THE BLACK BROTHERS TRY TO RUN.
    NOBODY HAS TO WORRY ABOUT THEM.
    NOT EVEN THE LAW MAN WITH THE GUN.

    NOW TO ALL MY YOUNG BLACK BROTHERS,
    IF YOU REALLY WANT TO WIN THE RACE,
    TIGHTEN UP ON YOUR LACES,
    SO, YOU CAN KEEP UP WITH THE PACE.

    SO TIGHTEN UP ON YOUR SNEAKERS
    PUT A GOAL RIGHT IN YOUR MIND,
    PUT YOUR NOSE TO THAT GRINDSTONE,
    AND SUCCESS IN LIFE, YOU WILL FIND.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10/04/22 14:02 Address Modify/Delete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글 속에 이거저거 뿌려놓고 수습을 하지 않는 편이라서 리플이 생각외로 광범위해지는데 이번 리플들은 거진다 '흑인 극빈층'으로 이어지는구나. (가난해서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야긴 좀 궤변같지만)

      그럼 주황색 coverall이나 바지 내려입는 것, 그리고 죄수용 신발까지 그런 걸 바라보는 미국의 일반인들 시선이 궁금하네. 로이터 영상에 나온 건 상당히 극단적으로 나뉘어져 있는 거라 곧이 곧대로 믿긴 어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