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광화문에선 전 여친도 만났었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4/06 자꾸 마주쳐. (4)

자꾸 마주쳐.

내 이야기 2010/04/06 16:51 |
본디 인사성 밝은 선량한 대한민국 청년이라 누굴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하는 게 어릴 적부터 습관이 되어 있어 국민학교때는 동네 어른 뒤꼭지에다 대고 인사한다고 할머니에게 혼날 정도로 착하고 인사성 밝은 선량한 대한민국 청년이다. 하지만 사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보니 흥진세상의 풍파에 이기지 못해서 아는 사람에겐 모두 아는 척한다는 도덕 교과서스러운 긍정적인 자세는 아침녘 울리는 알람시계와 함께 꺼버렸다.

재작년쯤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동네 슈퍼 주인 아저씨의 차를 (스)친 적이 있는데, 별 문제 없이 끝난 사건이었지만 그 이후로(그 이전엔 관심이 없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 슈퍼를 지나갈 때마다 늘 그 아저씨가 나와서 앉아있다. 삼양동 산지 4년이 다 되가지만 그 슈퍼에는 간 적이 거의 없기에 한 번도 인사를 하지 않았는데 출근길, 귀가길 가리지 않고 마주치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저 슈퍼는 그렇게 장사가 안되나 부터 시작해서 저 아저씨는 내가 아는 척하길 바라면서 매일매일 밖에 나와있는 것인가. 까지  별 쓰잘데 없는 생각이 다 들지만 그래도 계속 무시한다.

국민학교 다닐 적에는 별 흑심도 없을 때였는데도, 무슨 속셈인지 몰라도 남들이 다니니까 다녀야 했던 집 앞 속셈학원에는 한 친구가 있었다. 눈썹이 진하고 키가 나랑 비슷했던 친구였는데 다른 건 잘 기억이 안나고 그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투명인간 뭐시기 이런 만화책이 있는 것만 기억이 난다. 중학교 올라가면서 속에 욕심이 없어지면서 그 속셈학원은 그만 두었고 당연히 그 친구와는 당연히 연락이 끊어졌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다.
근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이라 함은 대략 3년이나 5년에 한번씩) 마주친다. 근데 이게 동네가 아니다. 종로에서 보기도 하고 몇 년 전에는 가리봉에서도 목격했다. 근데 만나도 할 말은 당연히 없고, 안녕, 응 그래, 오랜만이다, 잘 지내라 이러다가 얼마 전에 충무로역에서만 마주쳤을 때는 서로 엇? 하고 제 갈 길 갔다. 인연이 신기하지만 기다리진 않는다. 신기함만을 즐긴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으니까.
Posted by C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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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imeseoul.com BlogIcon 슬라임 2010/04/07 15:4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인사할려고 하는데 자꾸 눈길을 피하는경우도 종종있어요. ㅎ

    • Favicon of http://solidground.kr BlogIcon CIDD 2010/04/12 14:59 Address Modify/Delete

      그런 분들 많이 곤난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타이밍을 못맞추는 제가 박치인 것 같기도 하고...

  2. Favicon of http://oddminami.egloos.com BlogIcon minami 2010/04/10 14:3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제 경우에 한번 먼저 인사하고나면. 다음부터는 상대방에서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